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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연대회의 논평 - 한진 지하수증산보류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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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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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4-24 10:54:38 |
논 평
한진 지하수 증산 유보결정은 지하수 공수화 의지의 결여다
- 증산 가능성 불씨 남겨 ‘유감’…지하수 공수화 정책 포기 신호탄 우려
- 지하수관리위원회는 공수화 원칙·도민여론 받들어 단호히 부결 처리해야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가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산요구에 대해 심의유보를 결정했다. 도민의 유일한 식수원이자 생명수인 지하수를 거래수단으로 활용한 한진그룹에게 분명히 경고하고 불허 결정을 내리기는커녕 증산 가능성의 불씨를 살려둔 셈이다. 이로 인해 제주도 지하수 관리정책의 공공성과 공익성이라는 대전제는 여전히 무너질 위기에 놓여있다. 또한 도민 모두의 공공자원인 지하수가 일개 대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여전히 상존해 있는 셈이다.
이번 한진그룹이 내놓은 증산요구의 논리는 빈약한 수준을 넘어 꿰어맞추기 수준이었으며, 제주도의 공수화 정책 자체를 흔드는 것이다. 한진그룹은 자사의 항공수요를 충족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증산이 부득이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항공수요가 그만큼 긴급한 사항이고 반드시 해결해야할 제1과제로 삼은 것이다.
그만큼 급박하다면 지하수 증산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기존 제주도개발공사의 ‘삼다수’를 사용하면 손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삼다수를 절대 이용할 수 없다며, 자사의 생산시설이 있는데 왜 삼다수를 사다 써야하느냐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를 내세웠다. 결국 기내 항공수요량 부족이 경영상 심각한 위기나 긴급함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 버린 것이다.
더욱이 기내 공급용이 부족하다면 계열사에 공급하는 물량과 인터넷 판매량을 줄이거나 없애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한진측의 월 1,500톤 증량은 지하수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논리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 한진의 먹는샘물 증산 논란의 핵심은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의 이윤 추구 수단으로 제주도의 지하수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제주특별법상 언급된 지하수 공수화 원칙이기 때문이다. 지하수 심의는 환경영향평가 내용만 심의하면 될 일이지 제주도특별법이나 공수화 원칙과는 무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도 궤변에 불과하다. 지하수심의위원회는 법을 초월할 수 있는 초법적 기구가 아니며, 더욱이 도민사회의 여론과 정서를 무시해선 안 된다. 그간 지하수 증산 시도가 번번이 좌절됐음에도 한진그룹이 끈질기게 지하수 증산에 집착하는 것은 자사의 이익을 위해서 제주도 지하수의 공수화 원칙을 철저히 짓밟을 수 있음을 명백히 드러낸 것이다. 도민사회가 왜 한진그룹에 분노하고 있는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산요구는 논리적 맹점이 너무나도 명확했지만 지하수관리위원회는 이를 묵인하고 한진그룹의 증산요구에 편승하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갑작스레 찬성 분위기로 바뀐 것은 지하수관리위원회의 심의위원들이 대거 교체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같은 내용의 증산요구를 단호히 거절하며, 철저한 보완을 요구했던 것과 괴리감이 너무도 크다. 게다가 지난해 요구한 보완사항인 그룹사와 일반판매 물량을 항공수요로 돌리라는 요구도 거절한 한진그룹에게 찬동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는 것은 제주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심의위원 교체로 찬성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인데, 제주도가 한진그룹의 지하수 증산요구를 수용해 주기 위해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심의위원들을 골라 위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하수 공수화의 첨병이 되어야 할 제주도정이 되려 공수화 정책 파기의 주역이 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따라서 도민의 민의를 철저히 외면하고 대기업의 편에 서려는 지하수관리위원회의 행태는 중단되어야 한다. 나아가 지하수 공수화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맞서는 방파제 역할로 돌아와야 한다. 또한 제주도 역시 민의를 거스르는 행태를 반복하지 말고, 한진그룹의 반복되는 증산 시도를 막을 강력한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 제주도의회 역시 제주도의 지하수 공수화 정책 파기행위를 방관하지 말고 지하수 증산을 막아온 민의의 파수꾼으로써의 역할을 다해 주길 바란다. 이를 위해 한진그룹을 먹는샘물 사업에서 완전히 퇴출시킬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부디 도민의 민의를 역행해 화를 자초하지 말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지하수 공수화 정책의 첨병역할을 다해주길 요구한다. <끝>
2017. 4. 21.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