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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성명]"도심 한복판에 대형 카지노 불허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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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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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8-14 17:19:25 |
<성명서>
“도심 한복판에 대형 카지노 불허해야”
카지노산업 영향평가제 카지노 이전 위한 면죄부·통과의례 전락 우려
세부 평가항목 배점 비공개·도민 설문조사는 사업자 측에 맡겨 시행
우려했던 대로 제주도심 한복판에 대형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들어설 위기에 놓였다. 롯데관광개발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롯데호텔제주에서 운영 중인 LT카지노를 제주시 노형동 초고층 건물인 드림타워로 4배 이상 확장 이전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4일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열어 ‘LT카지노 영업소 소재지 및 면적 변경에 따른 영향평가서’를 심의한 결과 심사위원 15명 중 14명은 적합, 1명은 조건부 적합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항목은 크게 ▲지역사회 영향(500점) ▲지역사회 기여(300점) ▲도민 의견 수렴(200점) 등 3가지 분야 구성됐다.
그런데 사실 이번 심의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자체가 경제적 측면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이를테면 투자액이 크면 클수록, 카지노 유치 고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이는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대형 카지노를 만들라고 부채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다른 문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세부 평가항목별 배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배점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평가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데 제주도는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배점 기준을 도무지 알 수 없으니 주거권과 학습권, 교통체증 등 정작 도민들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200점이 배정된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오롯이 사업자 측에 맡겨 실시한 점은 공정성과 객관성에 의문이 든다. 사실 설문문항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사업자 측에서 설문조사 비용을 대고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과정에서 사업자 측에 유리하게 설문문항을 작성했을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업자 측은 오로지 카지노 확장 이전 허가를 받기 위해 고용 창출 규모, 관광진흥기금 납부 예정액, 지역사회 기여 방안 등 장밋빛 계획을 제시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완전히 끊기면서 도내 카지노업체 8곳 중 4곳이 휴업에 들어간 데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카지노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 장밋빛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자 측에서 제시한 지역사회 기여 계획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자칫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 우려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시행된 카지노산업 영향평가제도가 카지노를 신설하거나 이전하는 데 면죄부를 주거나 통과의례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2018년 9월 도의회 도정질문 답변에서 “카지노산업 영향평가를 실시하면 제주드림타워는 제주도에서 가장 허가를 받기 어려운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민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한 이 발언이 여전히 유효한 지 원 지사에게 묻고 싶다.
가뜩이나 제주에 전국 카지노의 절반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카지노 복합리조트들이 속속 들어설 경우 제주는 카지노 도시이자 도박의 섬으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 원희룡 도정이 내세운 ‘청정과 공존’의 미래가치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더욱이 도심 한복판에 대형 카지노가 생길 경우 주거권과 교육권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문화적·환경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는 도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제주도는 LT카지노의 드림타워 확장 이전을 불허해야 한다.
2020년 8월 14일
제주주민자치연대